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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の手を払った*

Rebero 2021. 10. 1. 23:41

https://youtu.be/yJTQuDCnMjg
눈이 내린다. 새하얀 눈, 옷 밖으로 드러난 살갗에 닿는 감촉이 차갑게 느껴지는 것.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그 눈으로 뒤덮여 새하얗게 번지고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지? 한 가지 색으로 뿌옇게 번져가는 시야 속에 바닥에서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꺾인 팔이 들어왔다. 저것은 내 손인가? 바닥을 자유롭게 나뒹구는 팔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 정말 내 손인가? 하늘에서 계속되는 의문에도 내리는 눈은 여전했고,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지?

아, 모르겠어.
졸려.

에이티즈 성화

타키우치 쇼헤이 滝内 昭平

188cm RH+ AB

검은색 손목 보호대, 은색 반지, 검은색 가죽 초커


책상에 정리해 올려두었던 유인물들이 제각각 팔락이는 소리를 내며 책상 아래로 떨어졌다. 환기를 위해 열어두었던 창문을 통해 바람이 불어든 탓이었다. 교실에 있던 A는 몸을 일으켜 바닥에 떨어진 유인물들을 줍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느꼈다. 이제는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했구나. 이제는 겨울이 오려나보다, 그렇게 중얼거린 것은 A의 무의식이었다. 그리고 들리는 의자 넘어지는 소리, 그것은 A가 낸 것이 아니었다. 교실의 뒷쪽, 잠을 자듯 엎드려 있던 타키우치가 낸 소리였다. 깜짝이야, 유인물을 정리하던 A가 타키우치를 돌아봤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차갑게 가라앉아 자신을 노려보는 타키우치의 검은 눈동자였다.
그것이 타키우치 쇼헤이가 저지른 첫 번째 기행.

해가 저물고 있다. 무너진 햇살이 뿌린 피로 사방이 붉게 점멸했다. 저것이 노을인가, 평상시 돌아가는 길마저 붉게 물든 와중에, 그 속에서 혼자 검게 물든 이를 본다. 왜 혼자 그렇게 까맣게 있어? 묻고 싶었지만 그 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있지, 쇼짱. / 응? / 혹시 미래에 하고 싶은 일 있어? 사방이 온통 붉은색인 와중에 그렇게 묻는 이는 혼자 검은색이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단지 그런 이유로 퉁명스러운 답변을 남겼다. 그런 걸 왜 물어. / 궁금하잖아. / 이상한 걸 궁금해 한다. / 그렇게 이상한 건 아닌데! / 그럼 반대로 물어보자. 너는 미래에 뭘 하고 싶어?

그때 그 이는 뭐라고 답을 했더라.


쉬는 시간, 제각각의 방법으로 쉬는 시간을 보내느라 소란스러운 교실 속에 불려갔던 반장이 돌아왔다. 애들아, 장래희망 적으라 했던 거 지금 걷어오래. 교탁에 선 반장의 한 마디에 제각각의 이유로 시끄럽던 교실이 하나의 주제로 떠들기 시작했다. 안 가져왔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아이가 한 명, 종이를 잃어버렸다며 우는 소리를 내는 아이가 한 명, 가방에서 유인물을 꺼내 반장이 서 있는 교탁으로 가져가는 아이가 여러 명.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여러 이유를 대는 아이들 속에 타키우치만은 마치 반장의 말을 듣지 못했다는 것마냥 얌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인물을 내고 난 이후, 타키우치가 움직였다. 자신의 자리인 교실 맨 뒤쪽에서 출발해 교실의 맨 앞쪽 교탁에서 아이들이 낸 유인물들을 정리하고 있던 반장에게 내민 것은 가방 한쪽에 박혀 꼬깃꼬깃 구겨진 장래희망 조사서였다. 왜 이렇게 구겨서 내, 반장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투덜거리며 구겨진 장래희망 조사서를 펼쳤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상당히 반듯한 글씨체로 적혀 있는, '응급구조사'라는 글씨.
그것이 타키우치 쇼헤이가 저지른 두 번째 기행.

어두운 골목길 구석을 비추는 것은 오래된 가로등 하나 뿐. 그 마저도 오래된 나머지 수시로 깜빡거리기 마련이었다. 그 아래에 서 있는 것은 ▒▒. ▒▒은 깜빡이는 가로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불빛은 마치 나와 쇼짱 같네. 실없는 농담을 하는 ▒▒은 마치 금방이라도 무너져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물었더니, ▒▒은 나와 쇼짱도 이 불빛처럼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관계잖아, 라고 답했다. 왜? 그렇게 묻는 말에는 돌아오는 답변이 없었다. 가로등은 여전히 깜빡였고, 그 속에 선 ▒▒은 내게로 시선을 돌렸으며, 우리의 시선은, 어떻게 됐더라?

눈이 내린다. 새하얀 눈, 나는 그 눈에서 ▒▒을 본다.

점멸이다.


  1. 타키우치 쇼헤이는 검은색을 형상화 한다면 나올 것 같은 인간이다. 타고나기를 검게 타고 난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그 이유 중 하나였고, 그 특유의 덤덤하고 과격한 성격 역시 그 이유 중 하나였다. 그가 교복 외에 입는 사복이 검은색 뿐이라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고, 유일하게 교복이 아닌 손목 아대마저 검은색인 것 역시 그 이유 중 하나였다.
  2. 타키우치 쇼헤이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모아뒀다는 3학년 A반의 학생이지만 학업에 열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그가 열정을 보이는 것은 없다. 그에게 이 세상은 그저 무료함의 연속일 뿐이다. 그런 그가 A반에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타고나기를 뛰어나게 타고 난 머리 덕분이다. 그는 한 번 겪은 일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을 갖고 있다. 단지 그 기억력 하나 만으로 A반에 들어온 것이다.
  3. 타키우치 쇼헤이의 왼쪽 손목에는 항상 검은색의 손목 보호대가 채워져 있다. 손목이 안 좋은 것은 아니나, 그가 집이 아닌 학교나 타인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 그 보호대를 푸는 일은 절대 없다. 목에는 검은색의 고급 가죽으로 만든 초커를 하고 있다. 가죽으로 만든 탓에 상당한 두께를 가진 초커는 마치 짐승의 목줄을 연상시킨다. 왼쪽 약지에는 낡고 얇은 은색 반지를 끼고 있다. 반지에 대한 언급을 하면 입을 꾹 다물기 마련이다.
  4. 타키우치 쇼헤이는 겨울을 싫어하고, 눈을 싫어한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수업을 빠지기 부지일수였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이유를 물으면 눈이 오는 날에는 아프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또 그는 노을이 지는 시간을 싫어한다. 하교할 때면 언제나 노을이 지기 전에 돌아가던가, 아니면 아예 늦은 시간까지 버티다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5. 타키우치 쇼헤이는 이기적이다. 그의 모든 행동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는 결코 남에게 이유 없는 친절을 베풀지 않으며, 그가 친절을 베풀 경우 무언가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6. 타키우치 쇼헤이는 카나데 고교의 밴드부 소속으로 2학년 때 까지는 드럼을 담당했다. 하지만 2학년이 끝나고 3학년으로 진학하면서 연주를 그만두고 현재는 유령부원으로 남아있다. 밴드부실에는 그가 아직 현역이었을 당시의 사진이 남아 있다.

『一人』を選ぶから*


타키우치 쇼헤이는 비밀이 많다. 목줄과도 같은 초커를 매일 차고오는 것도 손목의 보호대를 풀지 않는 것도 타키우치 쇼헤이의 비밀이다. 그는 자신의 비밀에 대해 알아내려 하는 이를 거북해 했다. 그래, 이를테면 東小園 本之助 히가시오조노 모토노스케 같은 사람. 히가시오조노는 타키우치를 처음 봤을 때 손목의 보호대를 노렸다. 타키우치가 히가시오조노를 밀쳐낸 것도 그 이유였다. 히가시오조노는 그 이후로도 타키우치의 비밀을 노렸다. 타키우치는 자신의 비밀을 알아내려 하는 히가시오조노가 거북했다. 3학년 A반이 끝나 카나데 고교를 졸업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 타키우치는 여전히 히가시오조노를 경계하고 있다.